병원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병원에서 각종 의료사고나 의료분쟁 관련된 일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존재해서 의료사고의 신속한 분쟁해결을 돕고있습니다.
사례 판례, 중재사례를 보면 관련된 일을 겪었을때 도움이 될것 이라 생각되어 연재해봅니다.
의료분쟁 상담은 1670-2545에서 할 수 있습니다.
사례를 통해 사건의 중재 및 해결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알아볼 사례는 제왕절개 위한 척추마취 후 하반신 감각이상이 발생한 사례입니다.
산부인과 진료였으며, 조정성립되었습니다.
사건개요
진료과정과 의료 사고의 발생 경위
신청인(여/30대)은 2021년 4월 16:35경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척추 경막외마취(이하 ‘이 사건 마취’라고 한다)를 받고 17:13경 제왕절개술로 남아를 분만하였으며, 다음날 19:40경 경막외 자가통증조절장치를 제거 후 21:45경 엉덩이와 양쪽 허벅지 부위에 감각이 저하되고 요의가 없는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 단순 도뇨 및 유치도뇨관 삽입을 시행 받았습니다.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은 유치도뇨관 삽입 3일 뒤 신청인의 신경학적 증상이 지속되자 마취통증의학과 협진 하에 부신피질호르몬제 투여 등을 시작하였고, 다음날 촬영된 신청인의 요추부 MRI 검사 상 요추 제5번-천추 제1번에 디스크 돌출 소견이 있었으나 위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MRI 검사 9일 뒤 근전도와 신경전도 검사에서 신경근신경염 소견을 보였고 보존적인 치료로 신경학적 증상의 일부가 호전된 상태로 같은 해 6월 퇴원하였습니다. 퇴원 당시 진단서상의 병명(임상적 추정)은 진통 및 분만 중 척수 또는 경막외 마취의 기타 합병증, 말총증후군(마미증후군) 등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신청인은 퇴원 6일 뒤 □□대학교병원 진료를 통해 신경과적 저림 등의 증상이 호전되어 추가적인 검사나 치료는 필요 없다는 소견을 들었으나, 이후 피신청인 병원에서 배뇨장애와 회음부 감각저하 등에 대하여 외래진료를 받았습니다.
피신청인 병원에서 2021년 11월 신청인에 대하여 시행한 요역동학검사 결과지에는 신청인이 배뇨하는 동안 압박근(detrusor) 증가 양상이 없고 오로지 복압으로만 배뇨하며, 최종 진단명은 압박근 무수축(Detursor acontractile)으로 방광 감각뿐만 아니라 회음부 감각이 없다고 기재되어 있고 비뇨의학과 의사로부터 하루 4회 자가도뇨 하도록 안내를 받았습니다.
분쟁의 요지
신청인: 마취상의 술기 미흡으로 척추 신경이 손상되었고 이로 인한 방광 및 회음부 부위의 감각 저하 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피신청인: 마취상의 술기 미흡보다는 이 사건 마취시 주입된 약물의 신경독성에 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안의 쟁점
○ 치료 및 경과관찰의 적절성
○ 설명의 적절성
분쟁해결방안
감정결과의 요지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의 이 사건 마취는 제왕절개술시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마취방법으로, 요추 제3-4번 경막외강에 수술 후 통증조절을 위한 카테터를 거치한 과정 및 요추 제4-5번에 시행한 마취 방법, 약제 및 용량(0.5% marcaine 8mg, fentanyl 15mcg)에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신청인이 이 사건 마취 후 나타난 회음부와 둔부 감각저하, 배변, 배뇨 감각저하는 척추마취와 연관되어 발생한 마미증후군으로 여겨지며, 발생 원인으로는 바늘에 의한 신경손상, 혈종에 의한 신경근의 눌림, 척수와 신경근의 허혈, 약제에 의한 신경독성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신청인의 경우 바늘에 의한 신경손상 및 혈종에 의한 신경근의 눌림 가능성은 낮아 보이며, 이 사건 마취 시 사용된 국소마취제가 지주막하강 내에서 잘 퍼지지 못하여 신경이 장시간 약제에 노출되면서 나타난 신경독성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신청인은 2021년 4월 15일 16:35경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이 사건 마취를 받았고 다음날 21:45경부터 신경학적 증상을 호소하였으나 위 의료진은 이에 대해 단순도뇨와 유치도뇨관 삽입만 시행하였고, 유치도뇨 시작 3일 뒤부터 적절한 다학적 진료 및 약제 투여 등의 치료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신경학적 증상을 호소한 날이 수술 다음날이라 수술에 의한 통증 등으로 적극적인 대처가 어려웠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였다고 하더라도 경과를 관찰하며 기다리는 것과 예후 차이는 크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손해배상책임의 유무
우리 원 감정서의 기재 내용, 제출된 의무기록, 그 밖에 조정절차에 나타난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신청인의 신경학적 이상인 마미증후군은 이 사건 마취 과정 중 사용된 약제의 신경독성에 의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이 이 사건 마취 과정 중 신청인에게 적절한 약제 및 용량을 투약하였음에도 불가피하게 발생한 합병증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국소마취약제에 의한 신경독성으로 신청인에게 마미증후군이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의 이 사건 마취과정에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의사는 환자를 진찰함에 있어 신중하고 정확하게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를 다할 의무가 있는바, 진료기록부상 신청인은 이 사건 마취 후 다음날 19:40경 경막외 마취통증조절장치를 제거한 후 21:45경부터 엉덩이와 양쪽 허벅지의 감각저하, 요의 없음 등 이 사건 마취 후 신경손상을 시사하는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은 3일 뒤가 되어서야 이에 대한 마취통증의학과와의 협진을 통해 치료 약물을 투약하고 관련 검사를 진행하는 등 신청인의 상태를 진단 및 처치하는 과정에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한편 우리 원 감정서는 신청인이 이 사건 마취 후 발생한 신경학적 증상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였다고 하더라고 예후의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신청인이 위 증상 발생일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받았다면 호전 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그렇다면 신청인의 마미증후군으로 인한 배뇨기능 장애 및 회음부 감각 저하 등은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의 진단 및 처치 지연으로 인하여 치료의 기회를 상실하였거나 피해가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신청인은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의 사용자로서 신청인에게 이 사건 마취 후 마미증후군 발생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일실수입: 금 21,478,000원
기왕 치료비: 금 1,795,000원
향후 치료비: 금 3,000,000원
간병비: 금 6,500,000원
책임제한: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의료행위 자체에 내재하는 위험성 등 고려하여 피신청인의 손해배상의 범위를 40%로 제한합니다[약 금 13,109,000원{=32,773,000(일실수입 21,478,000원 + 기왕치료비 1,795,000원 + 향후치료비 3,000,000원+ 간병비 6,500,000원)×40/100}].
위자료: 신청인의 나이 및 성별,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결과, 현재 상태, 추후 영구적인 장애로 진단될 경우 신청인이 겪게 될 정신적인 고통, 이 사건 조정절차에서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면 위자료 액수는 15,000,000원으로 정합니다.
손해액의 합계: 금 28,109,000원
처리결과
조정결정에 의한 조정 성립
당사자들은 조정부로부터 감정결과 및 이 사건 쟁점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으나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조정부는 감정결과와 조정절차에서 있은 당사자의 진술 등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조정결정을 하였고, 당사자 쌍방이 동의하여 조정이 성립되었다.
피신청인은 신청인의 미납 진료비 전액(금 1,017,000원)에 대한 지급채무를 면제하고, 신청인에게 금 28,109,000원을 지급하고, 신청인은 이 사건 진료행위에 관하여 향후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한다.
출처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홈페이지 사례집입니다.
https://www.k-medi.or.kr/lay1/program/S1T118C291/dispute/view.do?seq=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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